별거 아닌 걸로 생색을 잘 내는 친구가 있습니다. 직업은 푸드코디네이터, 늘 그 직업으로 활동하는 것은 아니고 프랜차이즈를 하는 창업주나 새롭게 가게를 오픈한 곳에 들어가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은 영국 버커킹에서 배우고 여러 프랜차이즈 회사를 돌다가 익히게 된 입맛으로 지금도 잘 먹고 살고 있습니다.
맛집 자랑과 싸움질
위에 이야기한 친구는 다행히 입맛이 서민이라 가격대비 품질 좋고, 맛이 일정한 집을 선호합니다. 영국 유학 갔다가 IMF 구제 금융으로 학비가 끊겨, 런던의 인도인 밑에서 불법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며 유럽 생활 즐기고 온 이력이 있습니다. 필자는 어쩌다 보니 수십년 밖에서 음식을 사 먹고, 법카를 받아 여러 분들을 아껴서 대접해야 하는 일을 했습니다. 영업은 아니고 돈을 잘 버는 분들을 자주 만나 식사를 하다 보니 맛집들을 많이 알게 됐습니다.
맛집의 식자제
사실 음식점은 취향의 영역이라 아주 중요한 것은 별 것 없습니다. 가짜 맛집들이 많았는데 '수요미식회'라는 좋은 프로그램이 나와 그간의 편견도 없애주었습니다. 그 프로에 나오는 맛집은 진짜 맛집이라 불릴 수 있는 집들입니다.
'뭐가 맛있네', '뭐는 별로 아니네'하며 입담을 펼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이 식자재입니다. 고급집들의 식자재는 공통적인 것인 게 맛고, 2~3개 이상의 요리를 하는 집은 영락없이 같은 식자재를 사용합니다. 예를 들면 지금 소개할 니비시 간장이나 야마사 간장 같은 것들입니다. 국산 간장은 샘표간장을 많이 쓰고 색다른 맛을 내는 곳은 몽고간장을 많이 사용합니다. 주방의 식자재는 알려 주긴 꺼려하지만 알고 보면 "정말 그게 그거야?"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어이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풀겠습니다.
유명 횟집의 간장
유명 횟집의 간장은 대부분 니비시 간장을 사용합니다. 일식당은 좋은 재료에 좋은 식자재를 사용하는 데, 간장이나 고추냉이 등도 신경을 많이 씁니다. 본재료의 신선함으로 따진다면 시장이나 바닷가를 따라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좋은 재료를 잘 사서 잘 가공하는 것이 8할이라는 것이 유명 식당 주인 분들의 공통적인 이야기입니다.
니비시 간장은 끈적하면서 단맛이 강합니다. 우리가 많이 먹는 광어, 우럭, 도미 등과 같은 회에 잘 어울립니다. 고등어회나 참치회 등과 같이 기름진 생선들은 야마사 간장이 더 잘 어울립니다. 회를 좋아하는 꾼들은 시장에 갈 때 간장과 후추를 들고 갑니다. 간장은 그날의 회를 보고 결정하고 후추는 깜폿 백후추로 준비합니다. 없어도 맛있지만 그 약간의 차이 때문에 들고 다닙니다.
니비스 간장은 샘표 양조 501 간장과 유사하고 야마사 간장은 샘표 701 간장과 비슷합니다. 횟집이나 이자까야에서는 대부분 니비시 간장을 준비해 두거나 샘표 501 간장을 사용하고 있으니 일반 횟집 갈 때는 따로 가지고 가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글을 쓰는 목적
마트나 시장에서 또는 선물로 좋은 회를 드실 때, 근처에 이 간장들 있는지 확인하시고 작은 거 하나 함께 사 가져가서 드시라는 의도입니다. 샘표 501은 작은 것을 골랐는데도 큰 것만 추천되네요. 작은 거 한 병이면 오랫동안 드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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