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의 가격, 삼겹살이 잘 나갈 때 목살을 안파는 이유

돼지고기 가격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목살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우리에게 삼겹살은 1980년 대에 나온 발견품(발명품이 아닌) 비슷합니다. 그런데 명절이 가까우면 목살이 없거나 있다면 삼겹살과 비슷한 가격으로 판매합니다. 삼겹살이 잘 나갈 때 목살이 사라지는 이유입니다. 

 

삼겹살의 발견

삼겹살이라는 부위를 팔기 시작한 때는 1980년 대입니다. 그 이전에도 삼겹살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삼겹살 주세요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을 때는 1980년 대 입니다. 이 때는 삼겹살보다는 목살이 인기가 많았습니다. 삼겹살이나 앞다리 살을 목살이라고 팔다 걸리면 동네 장사가 망했던 시절입니다. 

 

 

삼겹살 이전의 인기 품목은 목살

이 시절 인기 품목은 목살이었습니다. 지금은 할머니가 된 엄마들이 심부름을 시킬 때 했던 말은 목살 사와라 였습니다.

 

목살 한 근 또는 목살 반 근

 

찌개를 끓일 때는 반 근, 갈비를 할 때는 한 근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구워 먹는다며 삼겹살 사와라라고 멘트가 바뀝니다.

 

대만 구제역과 삼겹살

부르스타의 보급 그리고 생고기의 보급으로 돼지고기 삼겹살과 목살이 공존하던 시절, 그래도 삼겹살이 목살보다는 많이 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1997년 대만에서 구제역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삼겹살 먹기 운동이 시작됩니다. 

인과관계가 전혀 없는 이 사건들이 지금의 한국에서 삼겹살 열풍을 일으키는 계기가 됩니다.

 

일본은 환경오염 문제 등으로 돼지고기를 수입합니다. 주로 대만산을 수입하는데 대만산 안심, 등심을 위주로 수입을 합니다. 1960년 대, 1970년 대에는 한국산도 수입을 많이 했습니다. 그 중간의 일은 잘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대만에서 돼지역병, 구제역이 시작됐다는 겁니다. 일본에서는 대만산 돼지고기 수입을 중단하고 한국산 수입을 늘립니다. 때마침 일본의 덕택으로 시작된 금융위기가 한국 화폐의 가치도 떨어 뜨려서 돼지고기를 일본에서 구입하기도 쉬웠습니다. 

 

생돼지를 가져가 도축하는 것보다 고기로 구입하고, 그것도 부위별로 구입하는 것이 좋으니 등심, 안심을 비싼 값에 가져갔습니다. 남는 부위는 앞다리, 뒷다리, 비계가 많은 삼겹살, 항정살 등과 머리, 내장등의 혐오스러운 부위였습니다. 

 

삼겹살 데이

가난한 대학생들이나 주머니 가벼운 직장인들이 먹던 기름 많은 부위를 더욱 홍보하던 시기가 이때입니다. 삼겹살 데이라는 이름으로 삼겹살을 판촉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신토불이와 삼겹살도 궁합이 맞았고 먹기도 좋았습니다.

 

삼겹살 가격이 목살 초과

그러던 어느 날 돼지고기 가격은 삼겹살 가격이 기준이 됐습니다. 삼겹살 부위는 돼지고기 부위 중 10%도 안되는데, 돼지 한 마리 가격 중 50%를 차지하는 지경에 이릅니다. 

 

삼겹살과 비슷한 맛을 내던 항정살은 소시지나 만들고, 기름 만들 때나 썼는데 삼겹살 2배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모든 부위의 가격을 올려 보는 실험이 시작됩니다. 남는 부위야 어차피 스팸 통조림으로 만들어 부대찌개 용으로 팔면 그만이었습니다.

 

한국의 구제역

우리나라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해서 돼지고기 판로가 막혔습니다. 삼겹살과 돼지부속의 가격 상승으로 평가 절하 된 것은 가장 고급 부위였던 목살과 안심이었습니다. 안심은 장조림으로 갈빗살은 감자탕 집으로 가면 됐자만 고급 부위 목살은 애매하게 되었습니다. 

 

삼겹살과 같은 가격을 받아도 되는 부위를 앞다리(전지), 뒷다리(후지)처럼 싸게 팔 수는 없었습니다. 가격은 비슷하게 해 놓고 할인 딱지를 붙여서 판매를 하는 부위가 됩니다. 

 

목살은 명절 때 가격을 올리거나 없다

돼지갈비는 목살이 맛있습니다. 최근에는 삼겹살로 인기가 치솟아서 삼겹살로 만드는 돼지갈비를 더 고급으로 칩니다. 그래서 명절 때 목살판매량을 줄이려 합니다. 비싼 삼겹살을 더 비싸게 파는 게 판매액을 높이는데 좋기 때문입니다. 물론 경쟁이 있는 재래시장의 논리는 아닙니다. 마트에 고기를 공급하는 업체는 마트당 2~3군데입니다. 마트에 있는 고기 공급 회사는 경쟁을 심하게 하지 않습니다.

 

마트가 클수록 명절이나 휴가 때는 목살이 없습니다. 잘 나가는 삼겹살로 충분히 매출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삼겹살 대신 목살을 같이 파는 집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